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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기획 연재 - 01 백남순, 낙원 - ‘낙원’ 즉 ‘이상향’ 대한 동경은 동서양을 막론한 인간의 오랜 주제
  • 기사등록 2021-08-18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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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순(1904-1994), 낙원, 1936년경, 캔버스에 유채; 8폭 병풍, 173x372cm. 

<낙원>은 백남순이 오산 시절, 전라남도 완도에 살고 있던 친구 민영순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로 보냈던 작품이다. 마치 서양의 아르카디아 전통과 동양의 무릉도원 혹은 무이구곡도의 전통을 결합한 것처럼, 동서양의 도상이 혼합된 독특한 느낌의 풍경화이다. 


캔버스 천을 바탕으로 하되, 전통의 병풍 형식으로 장황을 한 것도 이색적이다. 현실 세계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높은 산들이 화면 저 멀리까지 끝없이 펼쳐진 가운데, 바다와 강, 계곡이 화면 곳곳에 넘실댄다. 풍요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여러 형태의 집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었으며, 인간은 각자의 소임에 충실한 듯 평화로이 노동에 열중하고 있다. 


‘낙원’ 즉 ‘이상향’에 대한 동경은 동서양을 막론한 인간의 오랜 주제이다. 서양화를 공부한 1세대 한국 화가가 어떻게 소재나 기법면에서 동서양의 전통을 융합하고 변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981년 백남순의 친구 민영순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미술평론가 이구열과 당시 뉴욕에 살고 있던 백남순의 협의를 거쳐 ‘낙원’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해방 이전 제작된 백남순의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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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18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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