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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기획 연재 - 04 이중섭(1916-1956), 황소
  • 기사등록 2021-08-19 17: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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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1916-1956), 황소, 1950년대, 종이에 유채, 26.5x36.7cm.

 ‹황소›는 이중섭이 가장 애호했던 작품 소재 중 하나이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부터 소를 즐겨 그렸는데, 통상적으로 ‘소’는 인내와 끈기를 상징하는 한국의 상징물이었다. 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이중섭은 더욱 적극적으로 소를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쟁이 끝나고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 강렬한 붉은 황소가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대부분 1953~54년 통영과 진주에서 다수의 ‹황소› 및 ‹흰 소› 연작이 그려졌는데, 이 시기는 당시 일본에 있던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미루어 볼 때, 대단한 의욕과 자신감에 차서 맹렬하게 작품 제작에 몰두할 때이다. 


 그의 소는 작가 자신의 ‘자화상’과 같은 것이기도 해서, 화가의 심리 상태와 처지가 매우 진솔하게 표현되곤 한다. 이 ‹황소›의 경우, 강렬한 붉은 색을 배경으로 세파를 견딘 주름 가득한 황소의 진중하고 묵직한 모습을 담았다. 힘차면서도 어딘지 애잔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은 이중섭 황소의 공통된 특징이다. 


 붉은 황소 머리를 그린 작품으로 현존하는 것은 총 4점인데, 그중 이 황소는 1976년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0년 발간된 금성출판사 이중섭 화집에 수록된 바 있으나, 거의 전시된 적이 없었다가 이번에 이건희컬렉션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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