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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기획 연재 - 14 변관식(1899-1976) 산수춘경
  • 기사등록 2021-09-14 19: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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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관식(1899-1976) 산수춘경 1944년 종이에 수묵채색 124*177cm 

 변관식은 공업전습소를  졸업한 1916년부터 도화서 화원을 지낸 외조부 조석진에게 조광준, 김창환 등과 그림을 배움과 동시에 서화미술회 연구생으로 그림을 본격적으로 학습하였다. 이때 만난 이상범, 노수현, 이용우와 1923년 3월 결성한 동연사를 중심으로 신구화법의 절충을 시도하였다.


 1925년 일본에 유학한 그는 고무로 스이운에게 사사하였고, 신남화를 절충한 작품들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이상범이나 노수현보다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러자 1930년부터 <조선미술전람회>를 외면하였고, 1937년 금강산 여행을 시작으로 전국의 명산을 주유하며 실경 사상을 기반으로 독자적 화풍을 모색하였다.


 <산수춘경>은 일본 신남화를 절충하던 창작태도에서 벗어나 실경 스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화풍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주목된다. 화면 외쪽 상단의 관지는 1944년 겨울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화실에서 <산수춘경>을 그렸고, 30년이 지난 1974년 초봄이 작품을 다시 보고 적은 제시는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연상시키며 그의 창작 방향을 짐작케 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이른 봄의 산천을 초록색 필선과 점묘로 나타내었고, 산자락 아래 노란색 지붕의 초가집들과 그 주변을 둘러싼 분홍색 복사꽃은 농춘을 도원의 이상경으로 전환시키며 봅의 정취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 또한 고전적 인물로 묘사된 문인과 가야금을 든 동자가 근경의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으로 난 길 위를 걷고 있는데, 이는 '소정 양식'의 완성 이전에 그려진 것임을 알려준다. 


 <산수춘경>은 신남회를 절충한 사경산수화에서 완전히 벗어나 '소정 양식'으로 넘어가는 중간 지점에 유치하며, 실경 스케치를 기반으로 화풍변화를 모색하던 과정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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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14 19: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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