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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기획 연재 - 16 변관식(1899-1976) 금강산 구룡폭
  • 기사등록 2021-09-22 15: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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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관식(1899-1976) 금강산 구룡폭 1960년대 종이에 수묵채색

 변관식은 근현대 화단에서 활동한 대표적 산수화가이며, 무수한 실경 스케치와 전통준법을 발전시킨 독특한 기법으로 '소정 양식'이라는 현대적 실경산수화의 전범을 제시하였다.


 1957년 국전 심사위원을 사퇴하고 재야작가로 창작에 전념하며 금강산의 특정 명승지를 그려낸 득의작들이 '소정 양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세로가 긴 화면에 특정 경물을 수직 구도로 배치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고원의 시점으로 대자연의 웅장함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또한 자연 경관에 농담이 다른 먹을 층픙이 쌓아 올린 적묵법과 먹이 뭉쳐 있는 그 위에 다시 진한 선을 긋고 점을 찍어서 깨뜨리는 파선법을 공통적으로 사용해 대자연의 감흥이나 강렬한 인상을 드러낸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공간에 등장시킨 두루마리 차림의 지팡이를 든 남성들은 여행객으로 경관이 빼어나고 아름답다는 사실에 객관성과 현장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금강산 구룡폭>은 금강산을 주제로 한 '소정 양식'이 정점에 도달한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구룡폭포와 주변의 바위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내금강보덕굴>(1960)이나 <내금강진주담>(1960)에서 금강산 명승지를 그린 작품들은 대개 과장된 표현법으로 인해 자연의 웅장함이나 주관적 감흥이 극대화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직선의 폭포와 이를 마주한 채 서 있는 뒷모습의 남성은 화면에 수직의 대담한 구도를 만들어내고, 좌우의 각진 바위들의 표면에 가한 적묵법과 파선법은 응축된 대자연의 기운을 사실적으로 전달해준다. 


 근경의 너럭바위에 앉거나 서서 빼어난 장관에 심취한 듯 폭포를 바라보는 두 명의 남성은 실제 현장의 공간적 크기를 실감케 한다. 전반적으로 과장된 표현을 절제하여 현장 사생의 창작태도가 그대로 화면에 드러나며 소정 양식의 또 다른 변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글. 최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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