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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야체크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개발 계획 협력의향서(LOI)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해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31 (출처: 뉴시스) 

한국형 차세대 원자력발전소(원전)인 APR1400의 수출 물꼬가 13년 만에 트였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폴란드 에너지 기업이 최대 4기 원전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의향을 공식화한 것인데, 이에 대해 지난 5년간 침체됐던 국내 원전 산업계의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수원이 수출하려는 APR1400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원전 모델로, 신고리 3호기에 적용돼 2016년 1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3세대 원전 모델이다. 이전 원전 모델인 OPR1000보다 발전용량은 400㎿ 늘어난 1400㎿, 수명은 40년에서 60년으로 증가했다. 특히 사고 발생 확률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다중 안전장치를 갖춰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한수원, 폴란드 민간발전사 제팍(ZE PAK), 폴란드국영전력공사 PGE 등 3개 기업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서쪽 240㎞ 떨어진 퐁트누프 지역의 원전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폴란드 에너지 정책 2040에 포함된 폴란드 정부의 기존 원전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기업 주도로 새롭게 추진되는 사업이다. 퐁트누프에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철거하고 한수원, 제팍, PGE 3개사가 퐁트누프 지역에 APR1400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전을 새로 짓는 것이다.


2026년 착공해 2033년께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3개사는 올해 말까지 자금 조달 방안, 총예산, 공정 기한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최소 2기에서 최대 4기로 보고 있다. 이전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 등의 사례를 볼 때 이번 사업으로 최소 20조원대 이상의 수출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이집트 원전 사업의 경우 한국형 원전은 아니지만 전체 사업 규모가 4기 건설에 300억 달러(약 4조 5000억원)였다”면서 “13년 전 UAE 바라카 사업과도 비교가 어렵다. 그때는 4기가 지어졌는데 1기당 5조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는 양국 기업이 추진하는 퐁트누프 프로젝트 원전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한수원이 제팍, 폴란드전력공사와 추진하는 퐁트누프 프로젝트의 원전 협력을 양국이 지원하고,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사업이 최종 계약까지 이뤄지게 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에 두 번째로 한국형 원전 노형을 수출하게 된다. 아울러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원전 업계에 일감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원전 생태계를 활성화와 한국과 폴란드 간 산업·경제 분야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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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01 19: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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