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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35 변산 솔섬 - –바닷바람 속에 마음을 말려도 좋으니
  • 기사등록 2021-06-19 20: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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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이 바다인 부안은 곳곳이 붉은 노을이 아름다워 변산반도 어디서든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도청리의 솔섬은 붉은 노을과 바위섬의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은 심장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장소이다. 사진작가들의 출사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동호인들이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기다림의 시간을 감내하는 모습 또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솔섬은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수락마을 정중앙에 위치한 용머리재 앞 바다에 자리하고 있으며 ‘바다에서 뛰노는 숭어’라는 곳으로 부안읍에서 변산 방향으로 새로 개통된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하여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격포를 지나상록해수욕장을 지나면 전북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위치한 자그마한 돌섬이다.


부안 변산 마실길 4코스에 해당하는 길로서 격포항에서부터 격포봉화대, 이순신 촬영세트장과 해안 펜션 상록해수욕장을지나 아름다운 솔섬에 이르는 구간으로서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걸으면 아름다운 추억을 쌓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바위섬의 몇 그루 소나무가 지는 해의 선홍빛 노을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솔섬을 그리기 위에서 오전 작업을 잠시 멈추고 작업실을 출발하였다. 솔섬으로 가는 길은 연인끼리 가

족끼리 친구끼리 드라이브하기 좋은 해안길이다. 곰소항에서 차로 1분만 가면 왼편에는 행정구역상 고창군에 속하지만 죽도와 곰소 갯벌이 펼쳐져 있고 오른편에는 곰소 염전이 위치해있으며 5분만 달리면 운호 마을 휘목미술관과 내소사 가는 길이 펼쳐진다.


내소사 초입 삼거리를 지나면 아름다운 해변 마을 왕포와 모항해수욕장이 고개를 쭈삣 내밀고 야트막한 고개길을 넘으면 노을이 아름다운 솔섬이 나온다. 날씨는 장마 때라 해는 나오지 않고 조금 흐린 날씨에 서쪽 하늘엔 잔뜩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떠 있었다.


한반도에서 서해안 3대 낙조로 불리는 곳은 강화 석모도, 태안반도의 안면도, 변산반도의 솔섬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 단연 으뜸은 부안 솔섬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더할 수 없는 장소이다. 온 가족과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지난해를 뒤돌아 보고 멋진 새해를 계획할 수 있는 변산반도를 추천하고 싶다. 변산반도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 번씩 열리는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솔섬을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으며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호미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바지락과 해산물을 줍기도 한다.


손바닥만한 섬과 그 위에서 자라는 10여 그루의 소나무와 잡목 몇 그루의 조화, 그리고 변함없이 뜨고 지는 변산반도의 솔섬은 그 누군가가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 다가온 솔섬을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아 유명해진 섬이다. 아무 의식 없이 지나치는 평범한 풍경도 누군가에 비치는 눈에는 비범한 작품이 될 수 있고, 우리 같은 작가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 비춰보면 ‘누군가 그곳의 아름다움을 발견해주기 전에는 그것은 다만 하나의 평범한 사물’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림 그리는 동안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하는 동안 내내 행복함이 묻어났다. 비록 석양 풍경은 아니지만 해무에 살짝 가리워진 솔섬은 환상적이었고 해변의 해당화와 원추리꽃과 나리꽃은 그림 그리는 나에게 기쁨을 더해주었다.


솔섬은 오후에는 해가 솔섬 뒤에서 위치해 있어 섬이 어두워 보이기에 오전에는 섬이 오롯이 빛을 받기에 스케치를 나왔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 작품을 하고 있는데 먹구름이 살짝 밀려오는 듯하더니 그림을 그리지 못할 정도의 비가 화판 위에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내 화판을 접고 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맛있는 점심을 하기 위해 식당으로 옮겼다. 


어릴 적 큰집이 살았던 종암마을에 위치해 있는 식당인데 갑오징어 요리로 유명한 해변촌   한정식 집이다. 음식의 맛과 멋이 있는 깔끔한 음식점이다. 식사하는 동안 가랑비라서 비가 그칠 줄 알았지만 비는 계속해서 내려 날씨만 원망하며 곰소작업실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내 고향 부안의 자연이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듯이 내 작품에서 보이는 섬세함과 보이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고향의 선물에 감사하며 사랑스런 고향의 풍경들이 나에게는 학습장이 되고 작업의 멘토가 되고 행복을 안겨준 것처럼 내 작품을 통해 행복한 마음을 작품

속에 담아가고 싶다. 행복하다. 참고로 부안 솔섬의 해와 솔낭구가 연출하는 용이 여의주

를 무는 시기는 11월에서 2월 사이로 특별한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날씨가 좋은 날이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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