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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41 격포 수성당의 봄 - –고색 창연한 봄빛 물들다
  • 기사등록 2021-06-27 11: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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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당의 봄 100*55cm 한지에 수묵담채 2015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채석강의 유채꽃 핀 봄이 보고 싶고 화폭에 담고 싶어 안달하다가

시기가 조금은 늦은 듯하지만, 이른 아침 곰소작업실을 떠나 도착한 적벽강에는 피는 듯하더니 이내 저버리는 유채꽃잎에 아쉬움을 백색의 화선지에 담아 본다.

그동안 수성당의 펼쳐진 유채꽃 풍경을 그리고 싶어 오랜만에 찾아왔다. 꿈처럼 차곡차곡

쌓인 적벽강의 추억이 새롭다.


주차장 ‘커피 볶는 남자’ 가게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사들고 이슬 송알송알 맺힌 유채꽃길

을 가로질러 채석강과 적벽강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았다. 짙은 커피향이 내 코를 스쳐 이내 화선지를 점령하고 초록바다를 물들인 듯하다. 그림 그리며 마시는 커피는 보약이다.

멀리 호수처럼 잔잔한 격포해수욕장 백사장 위에 많은 사람들이 물이 빠진 모래 위를 걷

고 삼삼오오 작은 꿈, 소소한 추억들을 채석강처럼 차곡차곡 켜켜이 쌓는 모습 아름답게 보

인다.

수성당의 봄 54*43cm 한지에 수묵담채 2016

가끔씩 격포항에서 위도를 왕래를 알리는 뱃고동소리와 뿜어대는 여객선 연기가 정겹다.

하늘엔 비구름 봄을 실어 나르고 잔잔한 파도 위에 내 마음 띄워 바다만큼이나 넓어진 내 마음이 마냥 좋다.

작품을 하는 동안 내내 관광객을 실은 고무보트와 고깃배가 하얀 물자취를 남기며 지나간

다. 살아있는 물고기가 길을 재촉하나 보다. 여전히 채석강의 바위는 고색창연(古色蒼然)함

을 잃지 않고 빛나고 있었다. 오전 내내 날씨는 비구름을 머금은 듯 흐려 있었다. 부안 시내

에서는 마실길 축제가 한창이겠지만 이곳은 여느 때 주말처럼 조용한 분위기다.


참고로 부안군 격포 수성당 유채꽃은 적벽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데, 수성당 경관부지

에 조성된 유채꽃이 만개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유채꽃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매년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기 시작하는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또한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이 인접해 꽃밭길과 해변을 걸으며 봄과 여름의 분위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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