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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만의 폭우’ 곳곳 침수차량으로 멈춰버린 강남 - “허벅지까지 차올라 겨우 탈출” - 침수차 하루만에 폐차장 신세 - 맨홀 튕겨나와 아찔한 상황도
  • 기사등록 2022-08-09 12: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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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일대에서 지난밤 폭우로 인해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서울 대치역 인근 인도에서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던 김경호(53, 개포동)씨는 “중학생 딸 하원을 마중 가는 도중에 물이 갑자기 불어나 도저히 운행할 수 없어 도로 위에 긴급 정차했다”며 “딸은 학원이 아닌 지대가 높은 정류장에서 겨우 만났지만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아 둘이 비를 맞으며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씨의 흰색 소나타 차량은 엔진까지 물이 들어가 하루아침에 폐차장 신세를 지게 됐다.


강남 일대는 서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 11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퍼부으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은 전날 밤 폭우로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자 운전자들이 다급하게 버리고 간 차량들과 이날 출근하려는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 위 주차장’이 돼 있었다.


대치동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김선영(20대, 송파구)씨는 “도로에 널브러져 있는 차들을 보니 흡사 폭격을 맞은 모습같다”며 “어젯밤에 학원 끝나고 귀가하는데 비가 허벅지까지 차올라 겨우 빠져나왔다. 이런 비는 태어나 처음 경험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빨리 정리가 돼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기록적인 폭우로 도로 위 맨홀이 튕겨 나오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수압 때문에 맨홀 뚜껑이 튀어올랐다가 떨어지면서 도로가 여기저기 박살 나고 구멍투성이가 됐다’라거나 ‘맨홀 뚜껑이 열려있는 곳이 많아 빠질뻔 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또 전날 밤 관악구 서울대 관정도서관 내부에는 물이 계단을 타고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전까지 벌어지면서 전동식 사물함에 있던 교재가 모두 물에 젖었다는 학생들 사례도 확인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어제 서울에 내린 비는 동작구 기준 381.5mm로 지난 1920년에 기록된 354.7mm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작구도 141.5mm로 1942년의 최고 기록 118.6mm를 경신해 서울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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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09 12: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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