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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하주차장 참변… 극적 생존자들 - 차 빼러간 9명 중 7명 심정지 - 새벽 물 들이친 주차장 ‘참변’ - 시간당 110㎜ 비로 포항 잠겨
  • 기사등록 2022-09-07 12: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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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소방당국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9명중 1명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경북도소방본부 제공)  

태풍 ‘힌남노’ 여파로 시간당 110㎜가 넘는 폭우가 퍼부었던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참변이 발생한 가운데 극적으로 생존된 2명은 주차장에 설치된 배관 덕에 생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41분께 포항 남구 인덕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모두 7명이 실종됐다고 신고됐으나 이후 2명이 추가되면서 실종자는 총 9명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 2명은 극적으로 생존 상태로 구조됐으나 나머지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대해 경북소방본부장은 “첫 번째 생존자인 39세 남성은 (헤엄쳐 나오기 전) 지하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고, 두번째 생존자인 52세 여성은 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구조 상황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8시 15분께 실종된 7명 중 39세 남성 1명이 생존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남성이 주차장 입구 근처까지 헤엄치며 나오자 구조대가 밧줄을 묶고 들어가 구조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내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어포켓은 물에 잠기지 않아 생존자가 숨을 쉬면서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높이가 약 3.5∼4m로 파악됐다.


이어 오후 9시 41분께 52세 여성이 추가로 구조됐다. 의식은 뚜렷하나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그가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천장에 달린 파이프를 붙잡고 숨 쉴 공간을 확보한 뒤 “살려 달라”고 계속 소리치면서 구조를 기다렸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이후 구조대는 보트를 투입해 지하주차장 수색을 하던 중 천장 모서리 부분에 설치된 배관 위에 엎드려 있는 실종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 


이는 이날 오전 7시 41분 포항남부소방서에 첫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12시간 34분 만의 구조다. 이 여성은 오수·스프링클러·냉난방 등 상부 배관과 천장 사이 공간 약 30㎝ 사이에 엎드려져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여성과 함께 차를 빼러 주차장에 내려간 10대 아들은 함께 생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적으로 구조된 2명에 대해 경북소방본부장은 “첫번째 생존자는 헤엄쳐 나와 자기 발로 스스로 나온 격으로 볼 수 있고 두번째 분은 엎드려 있었기에 대원들이 가서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머지 실종자들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은 70세 남성 1명, 65세 여성 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모두 7명이다.


이날 새벽 0시 이후 발견한 심정지 상태 남성 중 2명은 지하주차장 입구를 인근 벽면 중간 지점에서 찾았으며 10대 남성은 1단지 뒤쪽 계단 부근에서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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