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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의원의 각오 - 세월호 민심... '박근혜 견제론' 분출
  • 기사등록 2014-05-13 1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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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원내대표에 여성이 선출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박 의원이 최종 당선될지는 전망이 엇갈린 바 있다. 따라서 박 의원의 당선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엄중한 정국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표심을 들어본 결과, 박 의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고려된 요인은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라는 피할수 없는 이슈가 있었다.

무기력한 당 바꿔야 한다는 민심...박근혜 견제론으로 작용한 듯.

박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주에 맞설 '선명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요구가 표심으로 작용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 요구는 김한길, 안철수, 전병헌 등의 당 지도부와는 다른 '색깔'의 지도부를 원하는 표심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투표의 결과를 보더라도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원내대표 4명의 후보군 중 안철수쪽으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이 가장 적은 표를 얻었고, 법사위원장으로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왔던 박 의원과 문재인 비서실장 출신의 노영민 의원이 결선 투표를 하게 된 것도 '선명 야당'에 대한 표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임 원내지도부에 대해 "야당성을 부각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의원 22명이 소속된 당내의 진보적 정치행동그룹인 '더 좋은 미래' 등 초·재선 의원쪽에서 무기력한 현재 당의 모습을 바꿔야 한다며 박영선 의원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더 좋은 미래' 소속 은수미 의원은 정치전문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의 당선 배경에 대해 "첫째로 국민들께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많이 무력하다고 보시기 때문에 당의 면모를 바꿔 국민의 그런 눈높이에도 맞춰야 된다는 의견, 둘째로 지방선거 후 7월 재보선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 특히 셋째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로 초·재선 의원들을 박 의원쪽으로 많이 움직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의 가장 힘겨운 상대는 박영선 의원...세월호 참사가 정치 패러다임 바꿀 듯

'선명 야당'을 강조한 노영민, 박영선 의원이 결선투표까지 간 가운데, 최종적으로 박영선 의원이 선택된 것은 당내 안철수쪽 인사들이 문재인쪽 노 의원보다는 계파 색이 옅은 박 의원쪽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원내대표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노 의원보다는 박 의원을 선택한 셈이다.

특히, 그동안 박영선 의원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당내 의원들의 표심을 얻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박지원 의원이 호남 등 당내 표심을 박 의원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쪽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박지원 의원의 지지가 박영선 의원 당선의 결정적 요인"이라며 "박지원 의원이 주변에 박 의원의 지지를 부탁했다. 박영선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당내에서) '박 남매'라고 불리지 않나"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이 박영선 의원의 당내 지지를 이끌어줬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통화에서 "(박 의원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박영선 대표가 (선거운동을) 다 했고 저는 가만히 있었다. (어떻게 당선됐는지) 잘 모른다"고 부인했다.

이에 따라 향후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가 당 안팎의 요구대로 '선명 야당'으로서 당을 변모시키고 세월호 참사 관련 국정조사, 국정감사, 특검을 어떻게 관철시킬지 주목된다. 새누리당도 강성으로 꼽히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추대돼 '강 대 강'의 대결 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가 어떤 시점에 무엇을 가지고 명분 있게 싸울지, 적절하게 타협과 협상을 통해 실리를 얻을지 주목된다.





▲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학생들.

박영선 "국민 보호 못하는 정부 존재해선 안 돼, 5월 국회 반드시 열어야"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정견발표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진정한 "새로운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는 더 이상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자신의 각오"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여당이 바른 길로 가면 협조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국민을 대신해 단호하게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라면서 "지금 국민은 국민을 책임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는 당당한 야당을 요구한다. 우리는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대책위 구성을 국회가 주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면서 "세월호 국회는 진상규명과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가 세월호 대책을 만드는 '세월호 국회'가 돼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세월호 문제는 안행위, 농해수위, 법사위 등 여러 상임위에 걸쳐 있어 5월 국회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며 "미국에서 9·11 테러 이후 '돈포겟(Don't Forget) 펀드'를 만들었다. 한국식 이름으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펀드'를 새정치연합이 이끄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가져가야 할 키워드는 경제민주화, 복지, 통일, 정의 등 4가지다. 지켜야 할 법은 지키고 그렇지 않은 법은 과감히 바꾸겠다. 예를 들어 50대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부동산 정책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하태곤 기자(tkha715@dailywoman.co.kr)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54, 서울 구로을, 3선)이 8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은 당 안팎에서 불어오는 '변화'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향후 당내 계파, 대여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 2차 결선투표 결과, 전체 투표 참여 국회의원 128명 가운데 69표를 얻어, 59표를 득표한 노영민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앞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박 의원이 52표, 노 의원이 28표를 얻어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최재성 의원과 이종걸 의원은 각각 27표와 21표를 얻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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