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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대책위 朴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무감각 - 사복경찰 미행...정부가 우리를 범죄자 취급
  • 기사등록 2014-05-21 0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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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에 대해 “점수로 따진다면 저희 입장에서 한 50점 정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희가 말씀드린 게 어느 정도 반영된 부분도 있지만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좀 미흡하거나 아니면 아예 언급이 안 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저희는 항상 이야기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말씀을 드렸던 것이 바로 실종자에 대한 구조의 문제였다”며 “그런데 어제 담화에는 실종자 구조와 관련된 내용은 단 한마디도 언급을 안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더군다나 해경 해체라고 하는 아주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셨는데 길게 보면 해경 해체가 아니라 어떠한 방법이든지간에 해경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동의한다”며 “그러나 직접 구조를 열심히 진행해야 될 상황에서 해경 해체를 바로 언급을 해버리셨기 때문에 지금 해경이 과연 그 임무를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의문이 강하게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특검, 특별법, 민관진상조사위원회, 큰 틀에서의 이런 것들은 다 수용을 해주셨는데 이런 부분은 모든 국민들이 대부분 동의하실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저희가 요구했던 내용들 중에 보면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가 하는 방법적인 측면이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잘 아시다시피 특검 같은 경우에는 여러 차례 그동안 해왔지만 평가가 그렇게 좋지 않은 편”이라면서 “그러면 이번에는 어떻게 제대로 특검을 진행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언급에 그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사복경찰이 전날 유가족들을 미행하다 발각된 것에 대해서는 “얼굴을 본 사람이 뒤에 쫓아오는 걸 발견했다. 좀 이상해서 물어보려고 손짓을 했는데 바로 밖으로 나가버리더라”라며 “쫓아가서 신분확인을 요구했는데 자기는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그러냐 그러고서 다 부인을 계속 하더라”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그런데 저희가 아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계속 요구를 했더니 결국에는 한 15분 만에 본인이 경찰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그러던 와중에 또 한 사람이 옆에 와서 시비를 걸더라”고 말했다. 이어 “또 한 사람이 와서 우리 가족들한테 왜 아까 지나가면서 쳤냐면서 시비를 자꾸 걸더라”며 “그래서 죄송하다고 경찰인줄 알고 그랬는데 저희가 잘못 알았다고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를 몇 차례 했다. 그리고 가시게 했는데 알고 보니 그분도 경찰이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왜 우리를 쫓아다니느냐, 미행을 하느냐 얘기했더니 혹시 가시다가 도움이 필요하거나 보호할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 이렇게 얘기했다”며 “저희가 신분확인을 요구했을 경우에 정확하게 목적을 밝히고 신분을 밝히면 됐는데 반응이 굉장히 당황하면서 부인을 계속 했었기 때문에 그런 목적은 믿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대변인은 “안 그래도 그 전부터 몇몇 분들이 이상하다, 같은 차가 자꾸 보인다, 누가 같은 사람이 뒤에서 자기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얘기가 나왔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로 예정된 가족대책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미흡한 내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고심한 흔적이 분명히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께서는 더 이야기를 나눠보자라는 말씀도 분명히 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같이 한번 보완해나가보자, 이런 성격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불법사찰, 미행,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반전이 됐다”면서 “단순이 감정이 격앙된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 유가족들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었구나, 잠재적인 어떤 범죄자로 취급을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취급을 한 거라고 저희가 분명히 느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하고 뒤에서 우리를 대하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이런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이후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많이 방향이 바뀌었고 거기에 따라서 기자회견의 내용도 많이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하태곤기자(tkha715@dailywom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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