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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 김승규‧김은혜 수석, 국감장서 퇴장 당해
  • 기사등록 2022-11-09 12: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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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2.11.8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중 대통령실 수석들이 쓴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가 카메라에 찍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메모 작성에 관여한 당사자인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은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국회 운영위원회가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를 내렸다.


문제의 장면은 이날 운영위 국정감사 중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강 의원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대상으로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한 질의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뒤편에 앉아있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는 글이 쓰여진 게 이데일리에 포착됐다. 이후 김은혜 홍보수석이 황급히 펜으로 글씨를 지우는 모습도 함께 잡혔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글의 진위를 따져 물었다. 일각에선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통령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 등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실 참모들이)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하는 말을 쓴 것이 기사로 떴다”며 “이 사람이 누군지 밝혀서 퇴장시켜 달라”라고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같은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건 진짜 국회 모독”이라며 “대통령의 이 xx 발언도 사과를 못 받고 여기까지 왔다”고 직격했다. 또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모욕죄로 고발 조치하고 퇴장 조치를 시켜 달라”라고도 했다.


주 위원장은 두 수석에게 경위에 관해 물었고, 김 수석은 발언대로 나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면서도 “강승규 수석과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하다 적은 것을 혹시나 국감에서 의원들 말에 적은 것처럼 바쳐질까 봐 제가 지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들의 발언과 관련해 진행된 것이 아니고,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적으로 오갔던 이야기가 행여 국감장에서 엄중한 상황에 비쳐진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강승규 수석도 “어제(7일) 나눈 대화에 대해 김 수석과 간단히 필담한 것을 바로 지워버린 것”이라며 “엄중한 국감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때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이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정회 후 오후 8시 40분께 회의가 속개된 뒤에도 김 비서실장과 두 수석은 거듭했지만 이수진 의원은 “‘웃기고 있네’는 대상이 있는 것”이라며 “객관적 상황을 밝혀 달라”라며 주 위원장에게 요구했고, 같은당 의원들도 계속 반발하며 퇴장 조치를 촉구했다.


결국 주 위원장은 속개 15분만에 “2000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에 걸쳐 수감 태도 문제로 퇴장시킨 예가 있다”면서 원만한 국정감사의 진행을 위해 두 수석의 퇴장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두 수석은 국정감사장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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