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세월호 참사..우리 모두의 자화상 - 어느 버스기사 이야기가 주는 교훈
  • 기사등록 2014-05-13 00:52:51
기사수정

이 이야기는 지난 2011년 중국의 후난성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따사로운 봄 날, 밤늦은 시골길을 달리던 버스의 운전기사는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중간에서 지역의 불량배 3명을 태우게 된다. 사건의 발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3명의 불량배는 운전수가 여성이라는 것을 알고 다짜고짜 성추행을 하면서 여성운전수를 능욕하기 시작했다. 한편 당시 버스안에는 십여명 남짓한 승객들이 타고 있었지만 모두가 모르는체 선뜻 불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중년의 어떤 남성만이 유일하게 3명의 불량배에게 대항했고, 결국 중년의 남성은 불량배들로부터 심하게 폭행을 당하게 된다.
 
심지어 그들은 버스까지 세우고는 근처 풀숲으로 여성운전수를 끌고가서 번갈아 가며 성폭행을 하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얼마 후, 불량배 3명과 여성기사가 버스로 돌아왔는데, 그 여성기사는 조금 전 자신을 구하려고 했던 그 중년남성에게 다짜고짜 버스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중년의 남자는 어이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당신을 도와줄려고 하지 않았느냐' 하니까, 여성기사는 소리를 지르면서 '당신이 내릴때까지는 출발을 안할 것이다' 라고 했고, 이에 중년 남자는 끝까지 자리에 앉아 버티고자 했지만, 버스안의 승객들이 합세하여 강제로 그를 끌어내리게 된다. 버스는 잠시 후 출발을 했다. 그리고는 그것이 끝이었다. 버스의 여성기사는 급커브길에서 가속을 내더니, 버스는 그대로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말았다.

쫓겨난 중년남성을 빼고 전원 사망...그 중년남성은 아픈 몸을 이끌고 시골길을 걸어 가다가 사고현장을 목격했다.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관이 말하기를 버스가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승객이 모두 사망한 사고라고 했다. 멀리 낭떠러지를 바라보니 방금 전, 자신이 타고 왔던 그 버스였다. 그 버스 여성기사의 생각에는 버스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실상은 죄를 짓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의를 보고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당시의 승객들이, 여성 운전수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죽어야 할 만큼 '큰 죄를 지은 사람들' 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오직 살만한 가치가 있었던 그 중년의 남성만을 버스에 타지 못하게하고, 그 여성버스 기사는 승객들을 모두 지옥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버스안의 승객은 아니었는지..과연 내가 그 버스에 있었다면, 침묵 또한 방조자는 아니었을까..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반성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온 국민의 가슴에 커다란 멍을 안기고 있는 세월호 대참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불의를 묵인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 기성세대 모두가 성찰을 통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태곤 기자(tkha715@weeklywoman.kr)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8일째 되는 날 아침. 지난 주말 기상악화로 수중수색은 물론 항공수색마저 중단됐다는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국민들에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당장 오늘 오후 7시부터 전국 22개 지하철역을 시작으로 범국민적인 동참을 호소하며, 거리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4-05-13 00:52:5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칼럼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