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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8일 마지막 미사.."평화를 빕니다" - 마지막까지 상처입은 이들을 위해 낮은곳에 임했던 교황...방한 마지막 일정
  • 기사등록 2014-08-18 10: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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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미사에 초대를 받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과 새터민 5명, 납북자 가족 5명, 장애인과 보호자 20명 등이 포함됐다. 송전탑 건설로 투쟁하고 있는 경남 밀양의 주민들과 2009년 용산참사의 피해자들,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 등 12명도 초청됐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지들은 성당 가장 앞쪽 좌석을 비우고 휠체어에 앉아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설렘에 며칠을 잠을 못잤고 이날 미사만 기다리고 있다. 교황님을 만나면 무슨 말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한번만 꼭 안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북한출신 사제 및 수녀와 평신도 30여명도 초청됐다. 방한위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오늘 오전 브리핑을 통해 "북한 출신 사제들은 전쟁이 났을 때는 신학생이었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평양, 원산, 함흥교구에 속했던 분들"이라며 "사제, 수녀, 신자들은 실향민으로 내려와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마지막 일정인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말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이 서로 간 무력충돌과 반목을 중단하고 진심 어린 대화로써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 우리의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우리에게 주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면서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고, 그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점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면서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재난과 분열로 흩어졌던 백성을 일치와 번영 속에 다시 모아들이시겠다는 것이 하느님의 약속"이라며 "이 미사에서, 우리는 당연히 하느님의 이러한 약속을 한민족이 체험한 역사적 맥락에서 알아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지난 60년 이상 지속되어 온 분열과 갈등의 체험"이라고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상기시켰다.

교황은 "저의 방문은 이 미사 집전을 통해 마지막 정점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이 미사에서 하느님께 평화와 화해의 은총을 간구한다. 이러한 기도는 한반도 안에서 하나의 특별한 공명(共鳴)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며 미사 목적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향한 간절한 소망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생각해 볼 것도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부르심은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얼마나 질적으로 기여했는가, 불운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번영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하여 과연 얼마만큼 복음적 관심을 증언하는가 반성하도록 도전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한국인으로서 이제 의심과 대립과 경쟁의 사고방식을 확고히 거부하고, 복음의 가르침과 한민족의 고귀한 전통 가치에 입각한 문화를 형성해 나가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태곤 기자(tkha715@dailywoman.co.kr)



"평화를 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한국을 떠난다. 이날 미사에는 1700여명이 초청돼 함께 기도할 예정이다.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사람들과 이를 위해 애쓴 사람들 1000여명과 전국 16개 교구 성당 사무장 및 사무원 등 교회에서 일하는 700여명의 직원들이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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