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6 '고래등바위와 쇠뿔봉' - –바위산 보는 즐거움이 큰 곳
  • 기사등록 2021-05-17 14:20:11
기사수정


유동쉼터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거대한 병풍바위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예사롭지가 않았다. 오늘 스케치 산행은 어수대에서 올라 쇠뿔바위봉을 거쳐 새재 갈림길에서 청림마을로

하산, 고래등바위와 쇠뿔봉를 만나 스케치를 하는 코스다.   어수대에서 출발해 고래등바위,쇠뿔바위봉과 지장봉을 거쳐 청림마을로 하산하면 총 5km 거리로 산행만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동행한 화우들과 스케치를 하는것이다.  쇠뿔바위봉으로 오르는 입구는 주말이지만 산행객마저 없어 한적하고 너무 조용했다.

쇠뿔바위봉 초입부인 어수대에 도착을 했을땐 살짝 내리던 비도 그치고 안개가 여인의 허리를 감싸듯 두르고 있었다.

비가 그친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산행을 시작하였다.

변산의 쇠뿔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아찔한 암릉 구간이 많지만 시설이 잘되어 있어 화구를 메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다. 내변산의 어수대(御水臺)에서 쇠뿔바위봉 산행을

시작했다. ‘임금의 물’이라는 범상치 않은 이름을 지닌 곳이다. 평평한 바위가 깔린 동그란 연못이 병풍처럼 솟은 바위에 둘러싸인 모습 또한 특이하다. 이 어수대 위에는 왕재암

과 석재암이란 절이 있었다고 한다. 신라 경순왕이 이곳에서3년 동안 머무르며 ‘왕재(王在), 석재(釋在), 어수(御水)’라는이름이 생겼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잠시 이매창의 시가 쓰여있는 시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경사진 등산로를 10분 정도만 올랐는데 벌써부터 숨이턱까지 차 올랐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면 고래등바위가 나왔다. 쇠뿔봉 건너편에 솟은 우금산도 잘 보일 정도로 안개도걷혀 오랜만에 변산을 찾은 우리는 기분이 상쾌했다.

드디어 지도상에 쇠뿔바위봉이라고 표기된 봉우리에 도착했다. 해발고도는 469m. 이 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내변산 최고봉 의상봉(509m)과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비슷한 눈높이의 그 산 정상에 세운 국가시설물이 흉물스럽게 한 눈에 들어왔다.

우리 일행은 쇠뿔봉과 고래등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 화판을 폈다. 산행을 하면서 보니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곳곳의 무덤이 이 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좋은 기운을 내는 그런 바위인가 하는 생각이 드니 붓질도 힘이 들어가는 듯 했다.

계속해서 기암괴석이 즐비한 풍경들을 그리다보니 힘들 겨를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 앉아 주위의 풍경을 그리고 감상하며 김밥으로 점심도 먹고 간식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순간이 가장 큰 행복이 아닌가 싶다.

2시간 정도 스케치 작업을 마치고 하산을 준비했다. 걷는 내내 기암괴석이 즐비해 산행이 지루하거나 힘들 겨를이 없었다. 동쇠뿔봉바위와 큰고래등바위를 뒤로하고 하산하는

길에 만난 지장봉이 저 멀리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가파른 나무계단이 계속 이어져 지리산의 555계단이 생각났다. 어지럽고 힘들었다.지리산의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가는 계단보다 더 많은 계단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그냥 산길보다 더 힘들고 다리의 힘이 빠져 자꾸 주저않고 싶어졌다. 그래도 힘을 내어 걷다보니 어느새 지장봉이 우리를 반

겨주고 삼각봉과 부안호의 진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졌다. 우리 일행은 아픈 무릎을 잠시 잊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청림마을 0.3km이정표가 있는 새재삼거리에서 청림마을로 내려가는 왼쪽 양지바른 곳에 분홍색, 흰색으로 옷을 곱게 갈아입은 노루귀가 봄이 왔다고 저마다 소리 없는 아우성

을 치고 있었다. 청림마을에 도착하니 변산바람꽃을 보러온사람들로 술렁였지만 우리는 바쁜 걸음으로 내려왔다.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추억의 스케치 한 페이지를 만들어서 참 행복한 하루였다. 앞으로도 화우들과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서 고향 변산을 화폭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5-17 14:20:1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칼럼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