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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8 '내변산의 가을빛' - –내변산 가을빛으로 물들다
  • 기사등록 2021-05-19 07: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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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곱게 치장했다. 만산홍엽, 가을 산은 붉게 타오르고, 층층 암봉마다 돌연(突然)한 유혹처럼 불타는 단풍 스케치 여행을 변산으로 떠

났다. 산행은 어수대에서부터 시작을 하였다. 청림마을에서 올라가면 나무계단이 너무 힘이 들어 이곳을 택하였다. 30여 분을 오르니 산 아래 마을이 평온하게 나타나고 오색 단풍

이 아름답게 물들어 가을 정취가 물씬 배어났다. 산마다 물이 들어 하늘까지 젖는 것 같고 골짜기 능선마다 단풍이 들어 마음을 유혹하였고, 발길 따라 걷는 곳마다 색으로 몸살하는

변산은 산도 타고 사람도 타고 바람까지 타고 있었다. 11월 주말 토요일 전국이 대부분 쌀쌀하다는 일기예보 속에서도 오직 가을 풍경을 화폭 속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인과

가을 변산 산행을 하였다.


모처럼 해무와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은 스케치 산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워주고 있었다. 처음부터 심한 경사 구간을 피해서 이 길을 택하였는데, 변산(509m)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쉽고 편안한 산행길은 아니었다. 몇 번씩 숨고르기를 하며 와우봉을 지나 힘들게 올라 쇠뿔봉을 가기 전 마천대 방향으로 향했다. 전주이씨 묘(옛 의상사 절터) 앞에서 간단

한 점심식사를 하고서 다시 산죽 숲을 헤쳐가며 마천대 밑에 앉으니 산자락에 화려하게 물든 색색의 단풍들은 나의 눈을 호강시키며 감탄사를 쏟아내라고 바쁘게 아름다웠다.


내변산 국립공원은 조선8경 또는 호남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풍경이 아름다운 산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산해절승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웠다. 또한 변산은 암산을 바깥에다가 세워두고 안은 비우는 형태의 겹산으로 동서19km, 남북 161km 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변산은 그리 높지 않아도 곳곳이 전망이 좋은 곳이 많아서 그림 그릴 곳이 많아서 몇 번을 더 산행해야 될 듯하다. 자연이 베풀어 놓은 풍경들을 마음껏 보고 그리는 풍경 또한 소소

한 즐거움이다. 계절의 손길이 하늘색과 산색에 변화를 주는 탓에 처음 접하는 풍경인 듯 눈 스케치를 하며 가끔씩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경쾌함까지 주었다. 작품은 의상봉 마천대

(병풍바위)에서 깍아지른 병풍 같은 절벽아래에서 우측 흔들 바위(포갠바위)에서부터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화폭에담아 보았다.


해발 120m에 깃대봉은 전면이 90~120도, 후면이 45도의급경사를 이루는 바위산으로 뾰족한 투구봉의 꼭대기에는 소나무가 많이 보이고 봉우리 정상에는 어느 누가 분재해 놓은

듯 소나무들이 바위틈을 비집고 틀어 앉아 절묘한 비경을 연출한다.

이 뾰족한 바위봉우리 깃대봉은 쇠뿔봉 방향에서 바라보면 펄럭이는 깃발 모양을 하고 있어 깃대봉이라고 부르고, 의상봉 방향 좌측에서 바라보면 삼각형이라 삼각봉, 우측 뒤에서 바라보면 투구모습이라 투구봉이라 불리니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니 이름 또한 부자인 듯하다. 맑은 기상 덕에 시야가 제법 멀리까지 보여 스케치하기에 참 좋은 날이

었고, 발아래 펼쳐진 청림리 마을에도 가을빛으로 깊어가고 내변산 소견(小見) 46x172cm 한국에 수묵담채 2018 내변산의 가을빛 있는 풍경이 내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었다.

내변산 지장봉 너머로 죽순처럼 우뚝 솟아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깃대봉(투구봉)과 옛 새재마을터가 신이사는 선계 같은 장소를 한 폭에 넣어 스케치를 마치고 주섬주

섬 화구를 챙겼다.

변산반도국립공원 내 서남부 산악지대인 내변산 중계계곡에 서해안 개발과 새만금사업을 위해 다목적댐인 부안호를 개발하면서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옛 새재마을과

조령마을 주민들이 이주한 마을 뒤편의 빈자리에 깃대봉이 장승처럼 우뚝 솟아 여전히 지키고 있는 가파른 산길을 따라 낙엽 때문에 몇 번씩 넘어지며 청림마을로 하산하였다.

11월 화려한 주말에 변산의 가을 속에서 스케치 산행은 오랜 시간 기억 속에 남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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