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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12 직소폭포의 겨울 - –부안의 상징은 곧 직소폭포이다
  • 기사등록 2021-05-23 08: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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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날의 스케치 여행은 항상 가슴 설레고 흥분에 빠지며 아득한 그리움이 배추꽃나비처럼 나풀대며 내 안에 들어오는 듯하다. 특히 고향 풍경을 대하며 그릴 때는 더욱더 그렇다. 

눈이 오는 날에는 아득한 그리움처럼 깊은 내면에 들어있는 것 하나쯤 꺼내어 표현하여 작품으로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으로 무의식적으로 나서는 듯하다.

지난밤 내린 눈으로 내변산의 곳곳은 온통 설국이었다. 그래도 눈 덮인 직소폭포를 그리기 위해 곰소 작업실에서 출발하여 간단한 점심거리를 챙겨 넣고 내변산 사자동 탐방 안내

소에 도착했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는데 후배 4륜구동 차를 빌려 타고 올 수 있어서 참 고마웠다.


직소폭포에 오르기 전에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후 산행스케치를 시작했다. 직소폭포로 가는 길에는 바람에 떠밀린 눈송이가 폭포수처럼 날리고 온통 눈밭으로 변해 버린 산길은 환상적인 산행길이 되었다. 가끔씩 미끄러워 발에게 미안했지만 상쾌한 발걸음으로 보폭을 넓혀갔다. 바람은 다행히 불지 않아 체감온도는 괜찮아 견딜만한 날씨였다.


내변산의 제1경 멋진 직소폭포를 만나기 위해서 치뤄야 할 고생이라면 사서도 해야 하기에 마음은 편안했다. 산속의 호수(직소보)를 지나 선녀탕 설경에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졌고 계속해서 햇볕이 숨었다 들었다 반복하기를 몇 번 하는 사이에 스케치 장소에 도착하였다. 눈이 잠시 소강상태라서 스케치가 가능하여 화판을 펼칠 수 있었다. 주말이지만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등산객은 많이 볼 수 없었다. 1시간 정도의 스케치를 무사히 마친 후 곰소작업실로 향했다.


내변산 중심부에 위치한 직소폭포는 채석강과 함께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폭포의 높이는 30m에 이른다. 또한 주상절리(柱狀節理)의 절벽을 에돌아 이어지며 폭포를 이룬다. 왼쪽의 깍아내리는 주상절리 절벽부터 시작하여 폭포수를 만들고 그 물길이 옥담분과 선녀탕을 거쳐 직소보로 흘러 봉래구곡을 따라 부안댐으로 흘러가며 뛰어난 산수미를 만드는 풍경이다.


따라서 내변산의 최고 절경이 바로 직소폭포라 할 수 있다. "박연폭포·황진이·서경덕이 송도삼절이라면, 부안의 삼절은 직소폭포·유희경·이매창이다. 기생시인이였던 이매창은 시와 거문고에 능했는데, 멋진 기생과 대쪽 같은 유희경은 변산에서 특히 폭포 아래서 사랑을 나누었다고 하니 얼마나 폭포가 아름다웠나 생각해본다.


필자가 초등학교 6학년 졸업기념 수학여행을 2박3일 변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었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이라 우리가 먹을 쌀 2되씩 가방에 메고 올라갔던 기억이 생생하고 직소 폭포에 올라갔을 때는 늦가을로 생각되는데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아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이게 무슨 폭포야 했는데 알고 보니 앨범을 제작하는 학교 근처의 중앙사진관 아저씨가 폭포물을 잠시 막았다가 다시 흐르게 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스친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넉넉한 직소폭포 내변산의 숨어있는 아름다운 폭포를 2018년 1월에 올라 소품으로 스케치 후 150호 작업으로 그려 완성했다. 2년 전에 직소폭포만 크게 하경으로 느리고 이번에는 주상절리 암벽단애부터 관음봉까지 수묵으로만 표현해 보았다. 작품속의 직소폭포 물소리에 아름다운 교향곡을 듣는 듯 취한다.


이불 속은 그 어느곳보다 포근하겠지만 여행속에서 만나는 자연 풍광 또한 포근하고 따뜻하다. 가끔씩 허파에 시원한 바람도 넣어주고 눈도 즐겁게 해주는 부안으로 겨울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직소폭포의 겨울    –부안의 상징은 곧 직소폭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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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5-23 08: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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