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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16 내변산 와룡소 - –깊은 소(沼)와 기암괴석의 하모니
  • 기사등록 2021-05-27 14: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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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이 찬란한 이른 아침 개암사 앞 찜질방에서 아침도 거른 채 친구를 만나 차에 올랐다. 우동저수지 길을 따라 대불사 입구로 들어서 차를 주차하고 대불사 건너로 눈을 잡아끄는 거대한 바위, 바로 굴바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수선하고 단촐한 대불사를 지나 큰 바위 밑으로 걸어들어가듯 이어지는 길을 따라 들어섰다. 이른 아침이라 등산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굴바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옥녀봉 삼거리(해발250m)를 향해 산행을시작했다. 등산로 양 옆으로는 진달래가 반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등산하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봄의 기운이 나에게힘을 복돋아 주었다. 친구는 산악인처럼 너무 잘 가고 있는데 나는 계속에서 힘들어 거친 숨을 헉헉 내뱉으며 사브작사

브작 뒤를 따랐다.


옥녀봉 삼거리로 이르는 길 우측 산 아래로 아름다운 진달래꽃 사이로 우동저수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옥녀봉삼거리까지의 산길이 길게 느껴졌을 때 고개 정상에 다다르니 언제 그

랬냐는 듯이 길은 평온한 산길이 이어졌다. 오래 전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남기기라도 하듯 이곳저곳 수많은 돌담들의 흔적이 계곡 사이로 이어졌고 결코 녹녹치 않았을 옛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삶에 경이로움을 느끼며 걸었다. 때론 계곡도 건너며 내변산 회양골에 위치한 와룡소의 봄 풍경을 만끽하며 걷다가 용각봉이 보이는 곳에 앉아 친구가 싸온 과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와룡소를 향해 걸었다. 조금은 험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다시 평평한 계곡이 보였다. 예부터 가마소와 함께 계곡이 아름답고 여름철이면 피서하기 참 좋은 곳이라 생각되었다. 


이른 봄철이라서 그런지 계곡물은 적었지만 풍경만큼은 너무 아름다웠다.

계곡을 따라 100m정도 올라가니 처음 본 와룡소의 위용은 대단했다. 봉래구곡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계곡이지만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반석 위를 흐르는 계류가 여기저기 소를 이루고 울창한 숲과 어울러져 비경을 연출하는데 그중에서도 눈앞에 펼쳐진 와룡소가 으뜸이었다. 깊은 소와 기암기석이 어우러진 와룡소를 보고 '한 폭의 동양화 같다'라는 비유를 하는데, 나 또한 한국화가이지만 한 폭의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소를 보는 순간 위험도 무릅쓰고 정신없이 바위를 타고 소가 제일 잘 보이는 위험한 곳 까지 올라가 스케치를 했다.


와룡(臥龍)이란 ‘왕이 누어간 자리’라는 뜻으로 보통 설악산과 지리산의 와룡폭포를 생각하는데 이 폭포에 비해 규모는 조금 작지만 변산반도에 위치한 와룡소의 아름다움은 너무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비가 온 다음 날에는 굽이치는 물줄기가 마치 잠든 용이 기지개를 펴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 또한 와룡소 계곡은 용각봉(364.2m)과 옥녀봉(434m)에서 발원하여 서운암에 이르는 약 9km의 이르는 계곡이 펼쳐진다 하니 아름다운 계곡이 아닐 수 없다. 뜻처럼 와룡소는 용이 누운 형상을 하고 있었고 주위의 태고림과 천총봉, 장군봉이 8폭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산과 층암절벽과 절벽이 험준함을 느꼈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다시 가마소로 향했다. 가마소에서 내려가는 물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

면 가마소가 그림처럼 펼쳐지지만 다음을 약속하고 하산길에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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