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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37 모항 일기 - –어머니의 항구를 그리며
  • 기사등록 2021-06-21 15: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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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일기2 162*110cm  한지에 수묵담채 1987

한마디로 ‘모항(茅項)은 어머니의 항구다.' 부안읍에서 자동차로 해변도로를 따라 서남쪽 해안으로 시원스럽게 달리다보면 소나무 숲과 고즈넉한 해변, 숱한 기암절벽들이 서해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한 폭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새만금간척지를 지나 변산해수욕장과 적벽강, 채석강으로 이어지는 격포를 지나 곰소항쪽으로 내려가면 궁항, 상록, 모항, 작당 같은 갯내음 가득한 어촌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굽이굽이 고개를 돌아 변산면 도청리 어름(사물의 끝이 맞닿는 자리)에 이르면 소나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빼어난 자그마한 어촌마을 모항을 만난다. 서해안의 아름다움을 가득 품고 있는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모항은 변산의 바깥쪽인 외변산에 위치해 있으며 모항이라는 이름은 ‘띠 모(茅)자, 목 항 (項)자’를 써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변산반도에서 좋은 위치에 있는 모항은 변산의 수려한 산과 괴석, 그리고 해돋이와 아름다운 석양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모항해수욕장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자연적으로 조성된 해수욕장의 아담한 백사장과 푸른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모항해수욕장은 간이해수욕장으로 착각할 만큼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해변의 시작에서 끝이 상당히 가깝다.

모항 44*94cm  한지에 수묵담채

백사장에서 모항 레저타운 사이로 작은 규모의 해안가는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어 편안함을 느끼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누구든 일상에서 답답하고 쓸쓸할 때에는 변산 모항(茅項)에 가보라. 모가지처럼 잘록한 땅에 띠풀이 무성했다는 모항 땅. 그 모항은 파도가 육지를 갉아먹다 남겨 만(灣)이 되고 곶(串)이 되어 반도(半島)가 된 땅이다.


변산반도(半島) 서쪽 산모롱이 솔모루 고개를 넘어보라. 한 갈래는 서해의 푸른 물결에 모래를 곱게 씻은 모항갯벌 백사장이 반기고, 한 갈래는 어머니의 품같이 포근하고 항아리같이 아담한 모항 갯벌 생태 체험장과 모항 항구가 어서 오라고 반길 것이다. 그 포구는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항아리 모양의 모항 항구다. 고추밭 너머 모항항구의 옛 이름은 띠목마을이다.


아래 작품 속의 모항 바다 갯벌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갯벌을 테마로 하고 있는 곳이다. 모항은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같이 할 수 있는 장소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모항의 갯벌 체험장에는 수없이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갯벌 생태계를 직접 느낄 수 있으며 어른들은 바구니 가득 조개와 게를 잡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직접 캔 조개는 1인당 한 바구니 정도인 1kg 정도만 가지고 갈 수 있다. 그리고 서해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기에 물때를 잘 맞춰 와야 갯벌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갯벌 체험장과 모항해 수욕장에 꼭 여행할 만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모향은 낚시바늘처럼 생긴 해변가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솔숲이 아름다운 그림같은 해변가 마을이다.


아담한 어촌 풍경의 모항은 펜션과 현대해상, 해나루 등 현대식 건물이 빼곡히 들어앉아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어촌마을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 아름다운 해안풍경은 변산 1경이라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 마을을 두고 안도현 시인은 ‘모항을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모항 가는 길)’이라고 읊었다.

그 좋았던 솔밭은 온데간데없고 옛 추억뿐인 마을,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부안의 모항마을을 조금은 낯선 듯 다가 서지만 그래도 고향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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