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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52 황토밭(주산) - –고향은 귀의 처(處)이다
  • 기사등록 2021-07-08 11: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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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리 황토밭 97x158cm 한지에 수묵담채


황토밭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순박하고 소소한 인정을 간직한 나의 고향 부안은 일렁이는 풋연두처럼 붉은 황토빛 흙으로 온 대지가 가득하다. 대지란 모성 또한 모태의 원형적 상징성으로 생산과 풍요를 나타냈으며 대지는 아마도 인류의 고향이며 귀의처일 것이다. 생산성과 생명력으로 충만되어 있는 고향의 대지, 산, 바람, 강, 들녘은 다시 되돌아가야 할 곳이다.


변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여린 연두색 풀밭과 붉은 황토밭, 언덕까지 이어지는

하얀 비닐하우스까지 붉게 춤추는 듯한 아름다운 고향 부안 땅, 들녘은 독특한 질감이 주는

매력은 거부할 수 없는 기쁨이다. 펑퍼짐한 황토 들녘이 도처의 해솔숲 무리와 함께 펼쳐지

고 그 너머의 산들이 올망졸망 솟은 부안의 산과 들, 논이 그림바다가 되어 출렁거리고 있다.

특히 해풍을 담은 황토는 미네랄과 희귀금속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데 부안의 논을 뺀 흙은

거의 황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공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황토가 주는 천연약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화면에 그려진 작품처럼 아직도 때묻지 않은 고향마을의 정겨운 풍경은 곳곳에 고이 간직

하고 있다. 바람 따라 거닐며 고향의 좋은 풍경을 만나면 화판을 펴고 풍경을 훔치고 싶다.

마치 거친 사포 위를 지나간, 꼬마들이 도화지에 그린 크레용 자국과 같은 느낌의 황토밭, 힘차게 내 질러진 농기계의 자국은 농부의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같이 느껴진다. 작품을 하는동안 밭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정성들여서 밭을 일구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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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7-08 11: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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