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이 즐겨 그리는 소재는 나무, 집, 새, 아이, 가축 같은 소박한 자연주의에 근거한다. 동시에 이 소재들을 전개하는 방식은 일상적 내용으로 수렴된다.
<부엌과 방>은 장욱진이 덕소 화실 시기(1963-75)에 그린 작품으로, 집을 부엌과 방으로 구획하여 각 장소를 대표하는 사물을 배치시키고 있다. 최소한의 조형 요소만으로 뼈대만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이 시기의 대표적인 구성 방식을 보여준다.
부엌을 대표하는 물건인 솥과 방에 기거하는 사람의 표현에서 우리는 장욱진의 해학과 풍류를 느끼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글. 박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