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민간인 대량 학살 의혹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현장 조사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부차를 방문한 카람 칸 ICC 검사장은 기자들과 모인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그 자체로 범죄 현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러시아군이 철수한 이후 부차를 비롯해 키이우 외곽 소도시 지역 거리와 건물에서는 민간인들의 시신 수백구가 발견됐다. 양손이 묶인채 총을 맞거나 불에 탄 시신 등 참혹하고 끔찍한 모습이 공개되며 전 세계가 러시아에 공분했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자국 내 러시아 외교관 수십명을 스파이라고 주장하며 추방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범죄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칸 검사장은 “진실에 도달하려면 전쟁의 안개를 뚫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ICC의 법의학팀이 진실과 허구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일할 것이며 열린 마음을 유지하며 증거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검사장은 이날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과도 만났다. 이들은 국제범죄를 조사하고 책임을 찾기 위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