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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폐스펙트럼 변호사 ‘우영우’… “제도·인식개선 등 과제 ‘산더미’” - 장애인 변호사 이야기 ‘흥행’ - 美서 자폐변호사 실존하지만 - 국내 자폐스펙트럼 변호사 ‘0’
  • 기사등록 2022-07-20 1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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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3화에는 펭하라는 다른 자폐인이 등장해 ‘어차피 장애인’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제공: ENA).  

“저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보시기에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여느 변호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피고인을 도와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신입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첫화에서 국민참여재판 법정에 선 우영우가 참여자들에게 말한 내용이다.


첫화 시청률 0.9%로 시작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최근 10%를 돌파하는 등 매회 시청률을 잇달아 경신하고 해외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를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의 삶을 그린 드라마로 법무법인에 입사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들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극 중에서 많은 핸디캡을 가진 우영우가 각종 난관을 그 특이함과 번뜩이는 재치로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통쾌함과 함께 감동까지 선사한다. 자폐라는 치명적인 장애가 있음에도 현실에서 유능한 변호사나 검사를 이기고 ‘정의구현’하는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얻는 셈이다.


영화에서 나온 ‘자폐스펙트럼’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의사소통의 장애, 일정하고 규칙적인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발달장애를 통칭하는 말이다. 용어에서처럼 그 증상이 다양하고 중증도 범위도 넓어 대부분 지능 장애가 동반되지만 우영우와 같이 지능장애가 없는 ‘고기능 자폐’의 경우도 있다. 사진을 찍은 것처럼 선명하게 기억하거나 수학이나 음악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영우와 같이 자펙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는 존재할까. 드물지만 실제 고기능 자폐 장애인이 성공한 사례도 존재한다. 미국 NBC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헤일리 모스 변호사는 3살 때 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이후 2018년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가 되는 데 성공했다. 외국과 달리 국내 사례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폐 변호사는 단 한명도 없다. 


19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변호사들 중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는 0명이다.이를 반영하듯 우영우는 “제가 변호사 우영우로서 일하고 있을 때도 사람들 눈에 저는 그냥 자폐인 우영우인 것 같습니다. 자폐인 우영우는 깍두기입니다. 같은 편하면 져요. 내가 끼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라며 극중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 황선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팀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발달장애인을 가진 부모님들에게 사회인식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한목소리로 ‘지역사회와의 통합’을 이야기한다”며 “사회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 삶에서 자주 마주치고 사회에 녹아들어야 인식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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