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0.12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소비자물가와 원/달러 환율 오름세, 0.75%포인트나 벌어진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 때문에 빅스텝에 큰 무게를 뒀다.

한은 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 시대를 열게 됐다. 아울러 4·5·7·8월에 이어 5회 연속 인상도 한은 사상 최초 기록이다.

한은 금통위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까지 깨고 이날 역대 두 번째로 빅스텝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을 결정하면서 하락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돼 ‘10월 물가 정점론’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다시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2개월째 둔화됐으나, 여전히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75%포인트였다. 11월 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 유력하기에 이번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을 경우 11월에 있을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까지 큰 부담을 떠안고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