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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모 화백 100회 특집 연재 - 18 선계폭포 - –서슴치 않는 유혹의 폭포
  • 기사등록 2021-05-29 09: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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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 남동쪽 곰소염전으로 향하는 30번 국도 중간 지점에 부안군에서 주택지로 제일

살기 좋고 유서깊 은 마을 우동리(옛 우반동)가 있다.

조선 중기 실학자 반계 유형원과 《홍길동》을 지은 허균과 이매창의 발자취가 서린 마을을

지나 주유소를 끼고 우슬재를 지나 청림리 쪽으로 우회전을 해서 200m를 지나면 이 지역 마을분들이 아끼는 경관 우동저수지와 선계폭포가 우뚝 모습을 보인다.

실제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60m에 이르는 대형 폭포이지만, 폭우 때만 폭포로 보이

는 이른바 ‘비 와야 폭포’라 할 수 있다. 내가 스케치할 때는 이른 봄이라 그저 바위 절벽이었다. 모르는 분들한테 저 위치가 물이 떨어지는 폭포라 설명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그런 폭포이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조선조 태조 이성계가 머물며 학문과 무예수련을 한 장소라 하여성계골이라 불리었으며, 그 증거로 폭포를 가운데 두고 칼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으며 말발굽 자국이 있다. 또한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조선시대 3대 여류시인 중 한 사람인 이매창과시문과 인생을 논하여 우정을 나누였던 길로 홍길동의 활동 무대 배경으로 작품을 쓰기도 한곳이기도 하다.


찻길에서 200~300m를 오르면 오른쪽 절벽 아래로 저수지와 마을과 멀리 곰소벌의 풍경

이 그림책처럼 펼쳐진다. 길이 끝날 것 같으면서 계속되는 이 길은 현지인이 아니면 거의 알

려지지 않은 장소로 대나무 숲의 바람소리와 꽃향기 가득한 길로 연인들의 산책, 가족의 휴

양지로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하지만 불쑥 솟은 기도원 철탑이 황홀한 풍경을 훼방놓은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우동저수지 호수가 사방에 연분홍 벚꽃 향기 휘날리고, 서슴지 않고 유혹하는 봄날이 너무

좋다. 우동저수지 둑방길에 앉아 작품하는 동안 선계폭포와 쭉쭉 뻗은 적송의 짙은 초록은

저수지에 비친 폭포와 분홍빛 벚꽃과 야드야들한 신록이 더욱더 도드라지고 있었다.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지는 석양빛에 더욱 절벽이 적벽처럼 붉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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