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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4.19 역사 앞에 얼마나 떳떳한 바 자문해본 바가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 20230522]
  • 기사등록 2023-05-22 14:24:22
  • 기사수정 2023-05-22 14: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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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4.19를 앞두고 우리 민주당이 4.19 역사 앞에 얼마나 떳떳한 바 자문해본 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이들의 뒤를 잇겠다던 민주당 안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14주기 서거일입니다. 야당이지만 거대 의석수를 지닌 제1당으로서 노 대통령님 앞에 기쁜 마음으로 서야하지만, 그 괴로움은 4.19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희생에 모두를 살린 대통령님 앞에서 우리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이번 코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했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얼마큼 진정성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그 나쁜 선례를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왜 내 말을 믿지 않느냐’며 윽박지릅니다. 둘째, 민심의 잣대가 아닌 법의 잣대로만 세상을 판단합니다. 셋째, 내 탓이 아닌 늘 남의 탓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무능과 독선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코인 사태에서 비춰진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는 윤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보였습니다. 첫째,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질렀습니다. 민주당의 쇄신을 외친 청년 정치인들을 8적,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을 퍼부었습니다. 둘째, 코인 투자가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말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코인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에게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겸직금지와 재산공개라는 제도가 왜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 검찰의 야비한 표적수사의 결과물이라고 말합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판단은 우리가 아닌 국민들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은바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권력자는 정치인에게 없는 죄도 만들어 죽이려 들지만, 그 정치인을 살려내는 것은 국민입니다. 국민을 믿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주당의 목표는 단순한 선거승리가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OECD는 코로나 기간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로 한국을 꼽았지만, 지금은 97년 이후 최장기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대한민국 대통령실을 도청했지만 사과는커녕 재발방지 대책도 전무합니다. 이런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누군가는 막아주길 국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이 아닌 민주당을 살리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반성 없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며 국민들은 독선이라 말합니다. 윤심 줄세우기를 위해 친윤을 감싸고 비윤을 잘라내는 대통령을 보며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하면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서거일을 앞두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금 우리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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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22 14: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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